공생(共生) 늦은 아침을 먹고 난 뒤 대문을 열고 서천둔치로 내닫는다. 산책을 하려고 길을 나섰다. 운동이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라면, 산책은 마음의 여유를 얻기 위한 것이다. 둑길 군데군데에 놓여진 벤치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있다. 다들 나이든 노인분들이다. 부부인듯한 두 노인분이 벤치.. 수필 2015.09.21
아침/문경아제 좁다란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소리 속살속살, 소곤소곤, 보슬비 내리는 소리 조그만 우산 속에서 새어나오는 소리 재잘재잘 속닥속닥 아이들 학교 가는 소리 노란가방 파란가방 가방 두 개가 좁다란 골목길을 걸어갑니다 이마를 마주하고 걸어갑니다. (2015.8.14.) 동시 2015.09.21
짝꿍/문경아제 조잘조잘 재잘재잘 소곤소곤 팔딱팔딱 무에 그리 우스운지 손 맞잡고 까르르르 햇님이 내려다보시며 좀 조용히 하래도 재작재잘 팔딱 못들은 척 깔깔깔. (2015.6.4.) 동시 2015.09.21
대니보이/문경아제 '오, 대니보이 피리소리는 산골짝, 골짜기마다, 산허리를 타고 울려 퍼지네. 여름은 가고 장미꽃들은 떨어지는데 너는, 너는, 가야만 하고 나는 머물러야 하는구나.' 학교 다닐 때, '아 목동아!' 라고 배웠던 '대니보이' 의 가사 중 일부이다. 대니보이는 사랑하는 아들을 전선으로 떠나보내.. 수필 2015.09.21
동그라미/문경아제 김동한 까만 몽돌 두 개가 데굴데굴 굴러가다 경비실 앞에 멈춰선다 "언니,보여?" "응! 너도 볼래?" "응" 까치발 딛고 빠금히 들여다보는 꼬마 동생 똑똑! "할아버지 뭐라하기 없기예요" "그럼" 데구루루 굴러가는 까만 몽돌 두 알. (2015.4.17.) 동시 2015.09.21
가을비/문경아제 찬비 싫어서 메밀묵 장수의 외침소리도 어디론가 숨어든 밤 푸르던 잎 낙엽으로 보내버린 느티나무 가지에 밤비가 내린다 1자 두 개가 나란히 겹쳐진 밤 초소문을 잠그고 퇴근을 한다 결비실 앞을 돌아가는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다정한 소리 "빗길 미끄러우니 조심하구려!" 누군가 하고 .. 시 2015.09.20
세상사는 이야기 꼬마아가씨 수연이는 저녁나절이면 늘, 아파트현관밖에 나와서 어린이집에 간 동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생을 태운 어린이집 노란 버스가 아파트 마당에 들어섭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동생손을 꼭 잡은 수연이가 현관 안으로 사라집니다.그러던 수연이가 어느새 여고2학년이랍니다. .. 수필 2015.09.20
모정(母情)/문경아제 까만 어미고양이가 갓 낳은 듯한 새끼고양이를 물고 어디론가 피신을 시키고 있었다. 어미고양이는 새끼를 물고 가다 차가 지나가면 그 자리에 놓고 피했다가 차가 가버리면 다시와서 새끼를 물어 가곤 했다. 그렇게 몇 차례를 반복을 하더니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간 뒤에야 시야에서 완.. 일상이야기 2015.09.19
열차에서/문경아제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건지 못 오는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가수 진성이 부른 '안동역 앞에서' 안동역 앞에는 가수 진.. 길따라 물따라 201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