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열차에서/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19. 17:56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건지 못 오는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가수 진성이 부른 '안동역 앞에서'

 

 안동역 앞에는 가수 진성이 불러 국민가요가 된 '안동역 앞에서' 의 노래비가 말없이 서있다. 가수 진성은 이노래가 전국적인 인기를 끌자 안동을 홍보한 공로를 인정 받아 안동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시절 16년 9개월 동안 영주에서 안동을 통근을 했었다. 꽃비 내리는 봄, 장대비 쏟아지는 여름, 형형색색의 단풍잎 곱게 지던 가을, 그리고 하얀 눈 쌓이든 겨울! 영주 안동 백리길을 함께 통근을 하며 생의 고락을 더불어 했던 동료들은 이제 모두 머리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가는 세월 잡을 수가 없으니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지인이 안동병원에 입원을 했다기에 문병차 내려왔다가 영주로 올라 가려고 청량리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건강에 그렇게 좋다는 가을빛이 참으로 따뜻하다. 오늘밤엔 별빛이 흐드르지게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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