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열린다 경비실 앞이 시끌벅적하다. 교통정리를 하려고 길 한 켠에 나섰다. 아이들이 속살거리며 지나가고 등 굽은 할머니가 아침부터 어딜 가시려는지 느릿느릿 걸어가신다. 오학년쯤 된 듯한 오빠 뒤를 머리를 쫑쫑땋은 꼬마아가씨가 졸랑졸랑 따라간다. 엊그제는 앙앙울며 따라가더니 오늘은.. 길따라 물따라 2015.09.24
목고개(산문시) 열두 구비 고갯길에 달빛이 젖어던다. 자갈길 시작로를 빈 달구지가 돌아간다. "그래, 급할 것도 없으니 좀 쉬었다 가자구나! 막걸리 한 사발 마셔가며..." 워낭이 가던 길을 멈춘다. 아랫마을 주막집에서 받아온 막걸리 두어 되를 되가웃은 상일꾼 워낭에게 먹이고 나머지 반 되는 수레꾼.. 카테고리 없음 2015.09.23
목고개에 서서(산문시)/문경아제 옛날 옛적, 목고개 초입(初入)엔 주막이 한 채 있었다는데 도깨비 등살을 견디다 못해 큰 마을 어귀로 이사를 했다네. 새색시 태우고 열두 굽이 고갯길, 목고개를 넘어가던 가마가 벼랑끝으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꽃가마 타고 시집가던 곱디고운 색시는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숨지고 말.. 시 2015.09.23
수취인 없는 택배 예주 김영숙 시인이 카페에 올린 글을 요약해서 옮겨봅니다. 작년 4월에 1박2일 코스로 고등학교동창회가 열렸답니다. 동창생중엔 학창시절부터 40여년을 절친으로 지내는 친구가 있었답니다. 그 친구는 동창회가 끝나는 날 아침에 트럭을 몰고 동창생들이 묵고 있는 숙소를 찾아왔다고 .. 수필 2015.09.22
가을볕/문경아제 옛 어른들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봄볕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엔 딸 보낸다!" 라고. 겨울에 약해진 자외선이 볕이 따뜻해지는 봄이면 상대적으로 강해지기 마련이다. 같은 이치로 여름에 강해진 자외선은 볕이 약해지는 가을에는 따라서 약해진다. 봄볕에 그스르면 보던 임도 몰라본.. 이런 저런 이야기 201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