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문경아제 꽃이 걸어온다 예쁘장한 앉은뱅이 꽃이 종종종 걸어온다 단발머리에 새빨간 미니스커트에 연분홍 스웨트 받쳐 입고 노란 구두 신고 앙증스런 빠알간 꽃이 나풀나풀 걸어온다 몇 살? 손가락 세 개를 쏙 내민다 봄바람 새댁이 생긋 웃으며 따라간다. (2015.4.10.) 동시 2015.09.25
기다림 오늘, 경기도 의왕시에 살고 있는 두 손녀딸이 추석쇠러 온단다. 집사람은 며칠 전 부터 벼르고 있다. "신우 내려오면 시켜봐야지. '차렷, 경례' 씩씩하게 구령 잘 붙이는가?" 를. 집사람이 그렇게 벼르는 것은 초등학교2학년인 큰 손녀딸이 지난 8월에 반장에 당선됐기 때문.. 카테고리 없음 2015.09.25
모정/최남주 메밀밭 하얀 꽃이 잠들어 고요한데 업은 아기 칭얼거려 낮달이 된 아머니 박 넝쿨 고운 박은 보름달로 밝아 오고 박속 긁는 숟가락엔 소리 없는 눈물. 시 2015.09.24
공생 까만 어미고양이가 사뿐사뿐 걸어간다. 어린 새끼들을 갈무리해 둔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것일까? 고양이과 동물들은 걸을 때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재능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으로 부터 받은 그들의 특권이다. 우주만물은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한 가지.. 수필 2015.09.24
가을의 변고/예주 김영숙 가을은 외로운 계절 멀쩡한 사람 마음 흔들어 지는 낙엽도 부는 바람도 그러하고 일없이 눈물나게 하니 어인 변고? 이 가슴 이별은 사랑보다도 아파라. 시 201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