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장수종소리/문경아제 희뿌연 새벽길에 들려오는 종소리 땡그랑 땡그라앙 땡그라앙 땡그랑 구수한 손두부래요 나와봐요 어서 빨리 땡그랑 땡그라앙 땡그라앙 땡그랑 새벽잠 깨워놓고 골목길 돌아가는 밉고도 정겨운 소리 두부장수 종소리 오늘은 지각인가 아니면 결석인가 아니오 아니라오 땡그랑 그 종소리.. 미니 픽션 2019.11.12
가을꽃 국화/문경아제 이젠 파란하늘이 차거워보인다. 오늘이 입동(立冬)이다. 가을인가했더니 계절은 알게 모르게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다. 마당에 내어넣은 철쭉분도 관음주분도 거실로 옮겨야겠다. 오후엔 자전거타고 신영주 구석구석을 돌며 가을꽃 국화(菊花)를 폰에 담아왔다. 그윽한 국향(菊香)이 폰으.. 길따라 물따라 2019.11.08
애노가 땡땡이쳤다/문경아제 어제밤엔 채정이네 검둥개 애노가 조용했다. 애노가 짖지 않으니 동네가 밤새도록 조용했다. 어제밤엔 왜 애노가 짖지 않았을까? 몸이 아팠을까? 자고일어났더니 "컹컹컹!" 짖어대는 애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제밤 애노는 불침번을 서지않고 땡땡이를 쳤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왜.. 미니 픽션 2019.11.08
도솔봉 너머로 넘어가는 해/문경아제 어제 오후, 두시 조금 지나서 부석사행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무량수전에서 저만큼 비켜서서 도솔봉 너머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엊그제에도 부석사를 찾아갔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가 심술을 부려 발길을 돌려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영주시내에서 부석사를 가.. 길따라 물따라 2019.11.06
우리동네 불침번/문경아제 김동한 애노가 짖는다. 우리동네 든든한 불침번 채정이네 검둥개 애노가 컹컹 짖는다. 애노가 짖는 걸 보니 밤이 깊었다보다. "애노야, 수고하거래이!" 일상이야기 2019.11.05
영주역대합실/문경아제 집사람 보호자 자격으로 안동병원에 내려가는 길에 영주역대합실을 포스팅해봤다. 심장이 약한 집사람은 일년에 수회 병원에 들려 검진을 받는다. 비쩍마른 노인네지만 그럴땐 집사람의 든든한 보호자로 거듭난다. 그 어디에 가는 걸까? 젊은 애기엄마와 꼬마숙녀가 늦가을날 아침, 아.. 길따라 물따라 2019.11.04
부석사 다녀오다/문경아제 김동한 어제는 부석사(浮石寺)에 다녀왔다. 일기예보엔 비가온다 했었지만 집나설 때만해도 하늘이 멀쩡했는지라 우산을 챙겨가지 않은 게 불찰이었다. 부석사에 도착했더니 늦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산문(山門)을 지나 미련쓰고 올라갔지만 굵어지는 빗줄기에 발목이 잡였다. 해서 발길을.. 길따라 물따라 2019.11.04
만추/문경아제 바람에 나무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더없이 파랗던 하늘이 오늘따라 희뿌였다. 계절은 어느새 만추(晩秋)로 접어들었다. 이제 곧 서리도 내릴 것이다. 부석사진입로 환상의 은행나무숲길이 곱게 물들어 가겠다. 올해는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무량수전 모퉁이에 엇비스듬히 기대서서, 도솔.. 길따라 물따라 2019.11.02
벽공3/문경아제 오늘 낮 세시쯤, 소백산 동쪽고을 영주의 하늘입니다. 금방이라도 파란물이 주르르 쏟아질 듯한 티끌 한점 없이 맑고 고운 영주의 하늘입니다. 더할나위없이 깨끗한 하늘입니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맑고 구름없이 밝은 달은 우리 마음 일편단심일세 애국가3절을 연상시키는 가을하늘입.. 길따라 물따라 201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