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2/문경아제 밖에는 지금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는 추절추절 내려야 제격인데 여름소나기처럼 주룩주룩 쏟아진다. 요즘 내리는 비는 쓸데없는 비다. 반갑잖은 태풍까지 올라온다니 걱정이다. 이왕 오는 태풍이라면 좀 곱게 다녀갔으면 싶다. 자연현상이니 인간의 염원대론 되지않겠지만, 피해가 .. 이런 저런 이야기 2018.10.05
딸아이3/문경아제 고향땅 문경에서 직장따라 영주로 나올 때, 내 나이는 스물아홉이었다. 아내와 딸아이 선아는 강 건너 마을 옥산동네 처가에, 네살배기 아들 국환이는 어른에게 맡기고 홀몸으로 나올 때, 내 나이는 스물아홉이었다. 그때 첫돌지난 딸아이는 발걸음을 떼며 아장아장 걷기시작했다. 그런 .. 이런 저런 이야기 2018.10.05
산다는 건5/문경아제 산다는 건 다 그런거다. 밤 아홉시 오십여분, 집사람 보고 말했다. "여보, 우리 라면 한 개 끓여먹자!" 라고. 집사람이 냅다 소릴 지른다. "라면 없어. 밤에 해로운 라면은 왜 찾아. 내 부치게 꾸주께." "그라만 내 먹걸리 한 통 받아올게!" "술은 왜? 엊그제는 술이 남아있었으니 먹어라고 했.. 이런 저런 이야기 2018.10.01
세상사는 이야기/문경아제 맘이 허전할 땐 술 한잔 생각난다. 맘이 허전하고 가슴이 쓰라릴 땐 소주 한 잔 생각난다. 창문사이로 햇살이 저렇게 쏟아져 들어오는 이 아침나절에 술생각이 나는 것도 병이다. 뭔가 허전해서 얻어진 병이다. 노인만이 앓는 생리통이다. 몸이 많이 망가졌다. 어제 근무할 때, 너무 말랐.. 이런 저런 이야기 2018.10.01
손사래/문경아제 아이들 셋이 아파트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두 아이는 얼음과자를 먹고 있었지만 한 아이는 맨입이었다. 과자를 먹고있은 아이는 다섯 살 남자아이와 누나인 일곱살 여자아이었고, 맨입인 아이는 아홉살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였다. 마트로 가서 얼음과자 두 개를 사면서 한개는 그 아..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30
눈을 떠보니/문경아제 아침, 눈을 떴다. 곁에는 집사람이 세상모르게 자고 있다. 아이들이 다 저네들 집으로 가고없는 방안은 조용했다. 인기척이 없기에 작은방 문을 열어보았더니 저네집으로 갔는지 딸아이조차 보이지 않는다. 우리내외는 또, 며칠간은 아이들의 환영에 잡혀 살 것이다. 선생님에게 위로가 ..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25
햇살1/문경아제 아침 7시40분 눈을 떴다. 간밤에 화장실 한번 다녀오지 않고 푹잤다. 나이들고부터 꼭 새벽네시쯤엔 화장실 다녀오려고 일어나곤 한다. 또래의 지인들 중 어떤 이는 두번정도 일어난다고 한다. 문틈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밝고 화사하다. 이 세상 모든 물체에게 자기의 분신인 밝고 따사로..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23
잔소리경연대회/문경아제 만약에 전국잔소리경연대회가 열린다면 그랑쁘리 대상은 우리 집사람이 차지할 것이다. 심사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집사람 손을 들어줄 것이다. 집사람은 한번 입을 떼었다하면 밑도 끝도없다. 집사람 잔소릴 듣고있노라면 배가 사르르 아파오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집사람은 나를, 늙..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19
벨리나웨딩홀 앞 굴다리/문경아제 저 굴다리는 벨리나웨딩홀이 있는 휴천2동과 궁전아파트가 있는 휴천3동을 이어주는 지하보도다. 중앙선복선공사로 굴다리진입로가 어설프기 그지없다. 2004년 12월, 정년퇴직을 하고, 그 이듬해 5월16일 나는 무지개 아파트경비원으로 취업했다. 굴다리 한켠에 얼핏 보이는 저 자전거는 20..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19
정구지꽃/문경아제 107동 코꼴만한 화단에 정구지꽃이 하얗게 피어났다. '코꼴만한' 은 아주 작다는 뜻의 경상도 문경지방사투리이다. 정구지꽃은 눈처럼 하얐다. 질좋은 백소금의 결정체 같다. 정구지는 부추의 방언이다. 방언이지만 표준말인 부추보다 더 많이 쓰여지는 표준말 같은 방언이다. 정구지꽃은.. 이런 저런 이야기 201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