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문경아제 뉘집 담장아래 놓아둔 크다란 화분에 산수국꽃이 피어났다. 옛날 어릴 적, 고향마을 뒷산에 많이도 피어나던 꽃이었다. 산수국꽃은 냄새는 좀 고약하지만 곱다. 저 산수국꽃을 문경지방사투리로 찰밥꽃(오곡밥의 문경지방사투리)이라고부른다. 꽃모양세가 꼭 찰밥같이 생겼기때문이다. 길따라 물따라 2019.06.02
양심은 어디로/문경아제 불바위 아래 쓰레기집하장입니다. 분리수거를 하지않고 아무렇게나 내어버린 쓰레기로 쓰레기장은 몸살을 앓고있었습니다. 쓰레기장엔 질서가 실종되었습니다. 근처에 사는 어느 여자분이 팔걷어붙히고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분은 사비드려 쓰레기봉투 사서 그렇게 .. 일상이야기 2019.06.02
아침 산책길/문경아제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창문밖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성화에 못견뎌 자전거를 끌고 대눈을 나섰다. 낯익은 풍경인데 이국의 거릴 달리는 것 같았다. 푸른 달빛 맞으며 달리는 으스럼한 밤길도 아닌데 왜그런지 모를 일이다. 저쯤 까마득 먼곳에 소백산이 보였다. 저 소백산은 우리가 살아.. 길따라 물따라 2019.06.01
깃발/문경아제 티끌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삶의 모습 모습들이 깃발되어 날린다 뉘집 옥상위 빨랫줄에 걸어놓은 청바지가, 빨간 수건이, 누르스럼한 티셔츠가, 깃발되어 바람에 휘날린다 떨어질까봐 집게로 꼭꼭 찝어놓아 용케도 떨어지지 않는다 뗏국물 주르르르 흐르는 거룩한 삶의 모습들이 형.. 시 2019.05.31
황간역/문경아제 어제는 김천을 거쳐 추풍령을 넘어 시화전이 열리고 있는 황간역을 다녀왔다. 황간역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경부선 중간역이다. 새마을호열차는 통과하지만 무궁화호열차는 정차하는 역이다. 황간역 갤러리엔 시조의 대가(大家), 백수(白水) 정완영(鄭椀永) 선생님의 흔적이 곳곳.. 길따라 물따라 2019.05.31
흔적2/문경아제 오늘 오전 열한시 조금 넘어서 구수산기슭을 찾아갔다. 찔레꽃이 남아있나싶어서였다. 가고 없었다. 찔레꽃은 날 기다리지 않고 바람등에 업혀 소백산 너머로 가버리고 없었다. 찔레꽃이 가고 없는 자리엔 모진 고생 참아가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온 인동초가 노란 꽃을 피웠다. 산새소리.. 길따라 물따라 2019.05.29
옛 친구/문경아제 43년 전, 직장따라 영주에 왔을 때 만난 친구가 있었다. 구역전 거리에서 세탁소를 하는 친구였다. 그 친구 세탁소엔 늘 친구들로 북적거렸다. 고스톱도 치고 국밥집에 가서 막걸리도 마시며 친구들 틈새에 끼어 장년의 한때를 보냈던 나였다. 작년말에 그 친구는 세탁소를 그만 두었고, 20.. 미니 픽션 2019.05.28
민속박물관/문경아제 어제 자전거타고 지천고개, 현대1차아파트 앞을 지나오다 노상에 개관된 민속박물관을 만났다. 박물관엔 우리네 선조들께서 사용하시던 갖가지 생활용품들이 다 있었다. 화로도 질메도, 나락바리를 싣고 다녔을 달구지도 있었다. 지게도 있었고, 어릴 적 채질기계라고 불렀던 탈곡기도 .. 길따라 물따라 201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