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컴에 글을 쓰다가 눈이 피로하여 벌렁 드러누워 천장을 올려다 봅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던 눈길이 점점 아래로 내려와 벽에 걸린 달력에 꽂힙니다. 달력의 왼쪽 상단엔 빨간 꽃한송이가 피어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꽃나무 뒤에는 꼬리가 긴 까만 고양이가 쪼그리고 앉.. 수필 2016.04.04
고향까마귀 수도사업소에 근무할 때였다. 20년이 다되어가는 50대초반의 일이었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풍기에서 걸려온 민원전화였다. 요금고지서를 분실하였으니 고지서 재발행을 해달라는 전화였다. 민원인은 또래인듯한 여자분이었다. 용건을 끝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 수필 2016.04.04
대구 대구는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의 도시였고 야성이 강한 전통적인 야당도시였다. 새누리당의 내홍은 새누리당이 민주정당인가를 대구시민은 물론이고 이를 지켜보았던 국민모두가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구가 어떤 도시인가! 일제의 자본이 조국을 잠식해오자 국채보상운.. 수필 2016.04.03
봄날 봄바람에 휘날려 떨어지는 하얀 백목련 꽃잎이 바지기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네요. 뉘집 울섶에 피어난 노란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어난 살구꽃이, 날좀 사랑해주고 가라네요. 어쭐수가 없어서 그네들의 하얀 소망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수필 2016.04.02
골목길.1 꼬불꼬불 골목길에 들어섰다. 가파른 층계를 올라서 굽이길을 돌아간다.숨이 차오른다. 다리쉼을 하며 눈을 지그시 감아본다. 어머니, 장보따리 머리에 이고 환하게 웃으며 고샅을 돌아오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지팡이 짚고 조작조작 걸어시는 등이 잔뜩 굽은 우리 집 할.. 수필 2016.04.02
성민이 점심때 성민이가 터덜터덜 경비실 앞을 지나갔다. "너 왜 이렇게 일찍오냐?"고 물어보았더니, "독감이 걸려서요."라고 했다.그래서 성민이가 저렇게 힘이 없어보이는가 싶었다. 성민이는 올해 고3이다.훤칠하게 잘생긴 아이다. 처음 만났을 때 성민이는 초등학교1학.. 수필 2016.04.01
봄날은 간다/백설희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 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 수필 2016.03.31
봄날의 스케치 벌떼들이 붕붕거리며 날아들 때마다 하얀 꽃잎은 한 잎 두 잎 떨어져 내렸습니다. 떨어져 내린 꽃눈은 손바닥만한 우리 집 마당을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텔레파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이 골목 저 골목 이 집 저 집을 기웃거리며 봄의 전령들을 폰에 담아보았.. 수필 2016.03.31
하숙생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길에 정일랑 두지.. 수필 2016.03.29
시집 없는 시인 어제, 강문희 시인이 초소에 다녀갔다. 강문희 시인은 근무날이면 이따금 초소에 들려 한참씩 놀다 가곤 한다. 문우라고 그렇게 마음 써주는 강문희 시인이 참으로 고맙다. 낼 모레면 일흔인데 아직도 시집 한 권 안 냈으니 한심하다고 했다.그러면서 엄선해 보았더니 쓸말만 시가.. 수필 201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