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문희 시인이 초소에 다녀갔다.
강문희 시인은 근무날이면 이따금 초소에 들려 한참씩 놀다 가곤 한다.
문우라고 그렇게 마음 써주는 강문희 시인이 참으로 고맙다.
낼 모레면 일흔인데 아직도 시집 한 권 안 냈으니 한심하다고 했다.그러면서 엄선해 보았더니 쓸말만 시가 열 편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시인은 사물을 관통하는 심안을 가져야 하고 우주 만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을 지니고있어야 한다. 또 사진작가처럼 순간포착이 뛰어나야 한다.
강문희 시인은 독자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어키는 그런 시를 쓰는 시인이다. 내가 얼치기 시인이라면 강 시인은 격이 높은 시를 쓰는 그런 시인이다.
강문희 시인이 그럴진데 내 시 중에서는 시다운 시가 몇 편이 될까? 한 서 너편 나올까?
"김형! 부끄럽습니다. 시집놔왔습니다." 내 손에 자작시집 한 권 쥐어주며 활짝 웃는 강 시인의 모습을 좀 일찍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