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대합실/문경아제 무료할 땐 이따금 기차역을 찾아간다. 만남과 헤어지는 가슴짠한 모습을 만나보기 위해 기차역을 찾아간다. 눈어린 한낮에도, 초승달 떠있는 초사흘밤에도, 방랑병이 도지면 그렇게 기차역을 찾아 간다. 예천으로, 안동으로, 멀리 청량리로 저마다의 목적지를 찾아 사람들은 떠나가곤했.. 길따라 물따라 2019.09.12
고추/문경아제 학유정 가는 길, 뉘집 대문 앞, 길에 빨간 고추가 널려있다. 갈햇살에 바짝 말려지면 저 고추는 방앗간을 찾아가 김장용 고춧가루가 될 것이다. 문경 가은에 있는 고향동네에 살고계시는 작은어매가 고춧가루를 택배로 보내오셨다. 커다란 골판지상자안엔 고춧가루와 함께 마늘과 고사리.. 길따라 물따라 2019.09.09
이웃동네 길냥이들/문경아제 저 길냥이들은 우리 동네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1백여 미터쯤 떨어진 이웃 동네에 살고 있다. 모두 네마리다. 언놈이 서열1위 대장인지는 모르겠다. 서로 장난치다가 으르렁대다가 양지 녘 담밑에서 볕바라기하기도 한다. 길냥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면 건강한 동네다. 길따라 물따라 2019.09.04
해바라기/문경아제 해를 바라보며 고개를 돌리는 꽃이라고 해서 꽃이름이 그렇게 지어졌을 것이다. 이권과 권력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을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해바라기는 대부분 한여름에 꽃을 피우지만 요즘 같은 초가을에 피는 해바라기도 있다. 학유정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때.. 길따라 물따라 2019.09.02
숨박꼭질/문경아제 골목길에 놓아둔 평상위에서 볕바라기 하던 까만 길냥이가 날 보더니 평상 뒤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플라스틱판넬 밑으로 숨어버린다. 나온나. 좋게 말할 때 퍼뜩 나온나. 내 성질 돋구워서 좋을 게 하나도 없대이. 그라이 빨리 나오거래이. 쫑긋한 니 두 귀가 보이걸랑. 하얀 입도, 코도 .. 길따라 물따라 2019.09.01
영주 쑥골 회화나무/문경아제 2016년 4월 6일, 쑥골 어느 골목길 모퉁이에서 보았던 회하나무를 만나려고 어제 오전부터 쑥골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어제는 허탕하고 돌아왔고, 더디어 오늘 오전에 만났다. 회하나무를 선비나무라고도 부른다. 고고(孤高)한 선비의 품성(品性)이 느껴지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삼년.. 길따라 물따라 2019.08.31
영주 영광여자고등학교/문경아제 오늘 오전, 회화나무를 보기 위해 쑥골을 헤매이다가 저쯤 언덕위에 있는 영광여자고등학교를 만났다. 영광여자고등학교는 1966년 11월 17일 설립한 일반계 사립 여자 고등학교다. 491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43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시고 계신다. 교장은 구성모 선생님이시.. 길따라 물따라 201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