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문경아제
싸웠다. 한판 제대로 붙었다. 오늘 아침이었다. 식탁에 앉았다. 어제 낮에 떡방앗간에서 해온 쑥떡 절편이 아침밥으로 올라왔다. 먹기 거북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프라이팬에 좀 데워서 올렸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없이 먹었다. 근데 함께 나온 우유도 싸늘했다. 아침이다. 노인네가 마시는 물은 따뜻해야 몸에 부담이 없다고 한다. 봄이라지만 아침은 서늘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싶었다. 집사람에게 말했다. 전자렌지에 좀 데워달라고. 남편이 아내에게 할 수 있는 얘기였다. 그런데 집사람은 "깨액!" 소릴 질러댔다. 못 마실 정도로 차가운 것도 아닌데 사람 귀찮게 한다고. 그래서 제대로 한판 붙어버렸다. 우리부부는 예나 지금이나 잘 싸운다. 나는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싸움은 반드시 집사람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