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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서열/문경아제

1위는 시집간 딸내미다. 시집가고 나서도 순위엔 변동이 없다. 2위는 집사람이다. 목 쭈욱 빼고 "깩깩!" 소리를 질러 되거나 생억지 쓰는 덕분에 꿰찬 서열이다. 3위는 나다. 조선시대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호주제도, 가부장적 제도도 무너진지도 이미 오래다. 그러한 형편이니 아무리 가장일지라도 서열이 밀릴 수밖에 없다. 위는 평상시의 서열이고 내우외환(內憂外患)의 변고라도 생기면 순위는 반대로 뒤바뀐다. 집사람이 위경련이 일어났다든가, 하수구가 막혀 여를장대비가 쏟아질 때 빗물이 빠지지 않을라치면 딸아이나 집사람은 하나같이 내등을 떠민다.

일상이야기 2020.05.13

권효섭멸치국수/문경아제

저녁 7시쯤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권효섭 멸치 국숫집에 들러 멸칫국수 2인분을 주문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내외는 이따금 입맛이 깔깔하면 권효섭 멸치 국숫집을 찾곤 했었다. 근데 집사람이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고부터 집안에 틀어박혀 꿈쩍을 하지 않는지라 가게에 들려 사다 먹을 수밖에 없었다. 홀안엔 오늘도 손님으로 가득했다. '먹는 장사는 맛으로, 친절과 성실, 근면으로 승부를 걸어야 된다'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권효섭 사장이 창업한 이후 걸어온 길이 그랬을 것이다. 우리동네 음식점, '권효섭 몇 치국수'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

맛집 2020.05.13

사모님/문경아제

사모(師母)님이란 '스승의 부인을 높이어 일컫는 말' '윗사람의 부인을 높이어 일컫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1990년 1월 10일 간행된, '동아 새 國語辭典'에는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백과에서는 사모님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내리고 있다. 1. 남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2. (기본적) 스승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3. 웃사람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다가오기에 '사모님'이란 단어를 정리해보았다. 요즘은 사모님 전성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