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初雨)12/문경아제 해님이 살그머니 창문열고 오셔서 내 귓불 당기며 하고 가신 아침인사 간밤에 잠 안 잤구려 청기와집 지었구려 남이사 뜬눈으로 밤을 새든 안 새든 오지랖도 넓으셔 왜 그리 참견이우 옆지기 잔소리만도 버겁도 버겁거늘 해님의 가슴은 하늘보다 더 넓단 걸 어릴 적, 어매에게 배우고 배.. 시조 2020.03.20
할배는 꼴찌/문경아제 말을 제법 잘하는 네 살배기 손녀딸을 둘러업은 경상도 할배가 히죽히죽 웃으며 골목길을 휘적휘적 걸어갑니다. 등에 업힌 손녀딸에게 할부지가 물어봅니다. "우리 상큼이는 세상에서 누가 젤 좋노?" "엄마" "그라고" "아빠" "그 담엔" "애기" 할부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집니다. "할배는.. 일상이야기 2020.03.19
남지춘신(南枝春信)/문경아제 시절은 어수선해도 우리집 담장아래 매화나무에 꽃이 핐다. 봄바람이 불어오자 꽃은 어김없이 피어났다. 산수유꽃 다음에 피는 꽃이 매화다. 이제 곧 명자나무도 꽃을 피울것이다. 명자꽃을 산당화라고 부른다. 산당화꽃은 붉디붉다. 길따라 물따라 2020.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