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초우(初雨)12/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20. 3. 20. 14:47

 

해님이 살그머니 창문열고 오셔서

내 귓불 당기며 하고 가신 아침인사

간밤에 잠 안 잤구려 청기와집 지었구려


남이사 뜬눈으로 밤을 새든 안 새든

오지랖도 넓으셔 왜 그리 참견이우

옆지기 잔소리만도 버겁도 버겁거늘


해님의 가슴은 하늘보다 더 넓단 걸

어릴 적, 어매에게 배우고 배웠지만

우리 집 그 누구마냥 억지 한 번 부려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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