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軌跡)/문경아제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하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힌 국제시장 점포 위를 너울너울 날아다닌다. 부두에 떠있는 커다란 배를 바라보며 덕수(황정민 분)는 모진 세월을 함께 살아온 아내 영자(김윤진 분)에게 묻는다. "니 내 꿈이 뭐였는지 아나?" "뭐였는데요?" "저기 떠있는 저런 큰 배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게 내 꿈이었던 거라. 니 꿈은 뭐였는데?" "내 꿈은 현모양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 부부는 세월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영화 '국제시장'의 첫 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950년, 6.25내전 앞에 조국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헐벗은 조국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유엔군의 참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국군은 12월 19일 평양을 함락했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