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1/문경아제 아침에 일어나보니 발목이 푹 빠질 만큼 눈이 내렸다. 내릴 만큼 내렸는데도 눈은 쉼 없이 계속 내린다. 순백(純白)의 눈도 욕심은 있나보다. 뜨거운 정열과 낭만, 무언가 그리움으로 젊은 가슴을 가득 채웠던 청춘의 시절! 눈이 내릴 때면 그것도 하얀 함박눈이 펑펑 내릴 때면 어디론가 하염없이 걸어보고 싶었었다. 내딛는 발걸음에 몸을 맡기고 발길닿는 데로 지향없이 떠나보고도 싶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옛날, 피 끓던 젊은 시절의 꿈같은 얘기일 뿐, 몸 따로 마음 따로 몸과 마음이 불협화음을 내는 나이든 지금은 아스라이 멀어져간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다. 정년퇴직을 한 뒤 아파트관리일을 하고 지내자니 겨울에 눈이 내리면 그 눈은 양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어버린다. 종가래로 눈을 치우고 마을진.. 수필 2015.05.28
고물상 노트북 다리는 덜렁덜렁 앞 마당 자전거는 삐걱삐걱 내 무릎은 새큼새큼 집사람 걸음걸이는 잘쑥잘쑥 "에그, 내가 못살아 가스렌지도, 전자렌지도, 세탁기도, 사람도, 마캉 고물 다 됐네!" 거실을 가로지르는 아내 볼멘 소리 귓등에 쟁쟁 시 201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