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불꺼진 최 시인댁/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20. 3. 2. 20:29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방콕하고 들어앉았는데 집사람이 생필품이 떨어졌다며 마트에 다녀오라고 등을 떠밀어낸다.

옷 따뜻하게 입고 마스크하고 집을 나섰다.

집사람이 구입해오라는 생필품을 사들고 최 시인네집앞으로 돌아왔다. 최 시인 집에 불이꺼져있다. 썰렁했다.

시청옆 현대아파트로 이사간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이사를 갔나보다.

최 시인은 한 스승밑에서 문학작법을 배운 동료문인이고 후배 시인이다. 30여 년이 넘게 같은 골목길에서 함께 살아온 가까운 이웃이다.

온다간다는 말없이 사라진 최 시인이 조금 서운했지만 '그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하고 맘먹어본다.

설마 '떠날 때는 말없이'는 아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