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5. 17. 14:32

 

아침, 출근시간

아파트정문앞에서

교통정리하는 경비아저씨

어젯밤에 술 한 잔하셨는지

어깨가 축처지고

팔다리에

영 힘이 없어보인다

 

길가 느티나무에 앉아서

내려다보던 젊은 참새부부

재바른 입이 방정을 떨어댄다

"경비아저씨, 어젯밤에 또 고스톱 치셨구랴.

맨날맨날 잃기만하는 고스톱 뭣하러 친대요. 잠이나 푹 자지!"

 

오두방정 입이 매를 번다

손에잡히는대로 아무 작대기나 거머쥐고

휙 나무위로 던지는 경비아저씨,

"조노무 자식들이 사람 열통터지게하네. 야아, 요노무 자식들아, 니놈들이 뭐 보태준것 있나?

네놈들 앞가름이나 잘해라."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며 종알대는 참새부부 왈,

"에그, 말 한 번 잘못했다 맞아죽을뻔했네. 비쩍마른 노인네 성정 한 번 고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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