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3/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5. 11. 15:59

 

하얀꽃

찔레꽃 피우려고

앞산그늘에서

산비둘기는

밤마다울어댔다

 

어릴 적

책보 어깨에 비스듬히 매고

목고개 넘어오다

우리 동네 재경이와

한판붙었을 때

목고개모롱이에 피어있던

찔레꽃은

배시시 웃었다

 

앞집

희야가

목고개에서

버스타고 서울로 돈벌러가던 날

나는

고개를 돌렸지만

찔레꽃은

금의환향 하라며

하얀 손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찔레꽃을 만나려고

어제,

구수산기슭에 갔다

나는 늙어

호호 할배되었는데

찔레꽃은

스무살 아가씨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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