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작년 겨울
불타버린
오막살이
분이네 집
주춧돌만
오롯이 남아있는 집터에
봄이오자
새하얀 꽃
찔레꽃이 피어났다
하얀 꽃잎
한 잎
두 잎
소리 없이
열리던 밤
중날산 뻐꾸기는
밤새워 울어댔다
뻐꾹뻐꾹 뻑뻑꾹
나도,
분이도,
일흔이 넘었는데
찔레꽃은 아직도
열아홉
촌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