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9. 3. 15:43

 

 

고운 하늘은

좋지만

아내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가녀린

한숨은 싫다

 

하늘하늘

춤추며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은

사랑스럽지만

바람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가랑잎은

밉다

 

수년 전

노란 은행잎

떨어지던 날

우주선 타고

별나라 여행가서 돌아오지 않는

친구에게 전화해

물어봐야겠다

 

자네가

살고있는

그 이상한 나라에도

갈하늘은 저리 곱고

귀뚜라미는

밤을 지새며 울어대느냐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문경아제  (0) 2017.09.05
가을 소묘/함민복  (0) 2017.09.03
애물단지/문경아제  (0) 2017.08.29
자화상/문경아제  (0) 2017.08.28
비창/문경아제  (0)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