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어느 늦깍기 신부가 자기 어머니를 통하여 주례를 서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아파트 경비원 신분에 주례를 어떻게 서겠냐며 완곡히 거절했다. 어머니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신부가 직접 부탁을 해왔다. 이번에도 기분상하지 않겠금 완곡히 거절했다.
신부는 다른 분에게 부탁해 주례를 모시는듯 했다. 그런데 왠걸 그 양반이 갑작스레 중국을 가게 되었다며 또 다시 부탁을 해왔다. 그야말로 삼 세판인 셈이었다.
그래, 그것도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쾌히 승락했다. 그리곤 예식장을 들릴 때마다 지나쳐보았던 결혼식을 이끌어가는 주례의 모습을 똑바로 이해하기 위해 예식장을 수없이 들락거렸다.
신부는 예쁜데 주례는 별로이다. 남들이 준수하다고 했던 50대의 잔상이 조금은 남아있는 10년 전 사진을 들여다보며 옛 추억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