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추청(秋晴)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9. 2. 17:44

 

필시 무슨 언약이 있기라도 한가부다

산자락 강자락들이 비단 필을 서로 펼쳐

서로들 눈이 부시어 눈 못 뜨고 섰나부다.

 

산 너머 어느 산마을 그 언덕 너머 어느 分校

그 마을 잔치 같은 운동회 날 갈채 같은

그 무슨 자지러진 일 세상에는 있나부다.

 

평생에 편지 한 장을 써본 일이 없다던 너

꽃씨 같은 사연을 받아 봉지 지어 온 걸 봐도

천지에 귓속 이야기 저자라도 섰나부다.

 

ㅡ정완영(191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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