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내 귀가 해방될 때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6. 3. 15:45

우리 집 사람은 하염없이 지껄인다. 한창 신명나게 떠들때는 내 발귓꿈치를 쫒아 다니며 지껄여댄다.

정도가 심할때는 컴 앞에 앉아 집필 중일 때도 쉼없이 입을 놀려댄다. 참다 참다 "깩!" 하고 소리를 질러대면 그제서야 조용해 진다.

식구의 얘기소리는 거의가 아프다는 소리다. 집사람과 나, 우리 내외는 둘다 몸이 부실하다. 그래서 허구한 날을 하루같이 아프다고 한다.

오늘도 집사람은 아프다고 넋두리다. 의사를 욕하면서 의사하고 싸운 얘기를 해댄다. '의사와 싸워서 뭐 득볼게 있다고.나한테 하는 짓거리를 의사에게 하면 의사가 가만히 듣고만 있나.'

집사람이 없거나 내가 비번이거나 밖에 놀러나가면 내 귀가 해방되는 날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집을 떠나 있으면 집사람이 걱정된다. '가위라도 눌리지 않는지, 잠은 잘 자는지.'

내외는 붙어 있어면 웬수 같아도 떨어져 있으면 그립다. 그것이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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