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새들의 돌림노래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6. 1. 23:14

당직을 하고 일어나면 새벽부터 새들이 난리다.

"호이야 호이야 호이야"

"찌르르찌르르 찌르륵"

"구구구구 구구구구"

이새 저새가 그렇게 울어대면 게으른 뻐꾸기가 제일 나중에 운다.

"뻐꾹뻐꾹 뻑뻑꾹"

새들의 울음소리는 듣기 나름이다. "니들 집엔 아침거리 있나. 우리 집엔 때거리 없다." 밤나무에 앉은 새가 그렇게 넋두리를 하면 소나무가지에 앉은 산비둘기는 이렇게 신세타령을 한다.

"구구구구 자식죽고 구구구구 계집죽고 앞 마당에 메어놓은 암소죽고 구구구구"

이렇게 호들갑을 딸어대는 새도 있다.

"우리 집 서방님은 팔난봉이대이...호루루 내속 다 썩는다 훌찌기 훌찌기 "

 

점심나절이면 어떤 새는 이렇게 운다. "까치아파트 저 아줌씨, 점심 먹기 바쁘게 고스톱 치러간다. 후루루..."

이쯤되면 산아래 아파트에 사는 아지메들은 고스톱 치러갈때는 반드시 새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리요.

오늘도 청하산, 새들의 돌림노래는 해가 떨어져야 끝이 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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