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매형은 고향이 휴전선 북쪽, 평양이었다.
큰매형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남녘땅에 사신듯 했다. 전쟁이 터지고 조국은 남과북으로 허리가 두 동강 나버렸다.
이나라의 강토에 남북으로 휴전선이 그어지자 큰매형은 어쩔 수없이 이산가족이 되어버렸다.
큰매형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다. 남녘땅에 연고가 없었는지라 큰매형은 처가동네에 집을 한 칸 마련해서 가족을 안둔시켰다. 그리곤 당신은 이 학교 저 학교로 구름처럼 전근을 다니셨다.
큰매형이 집을 지어 가족을 안둔 시킨 동네가 내고향인 문경시 가은읍 성유2리 새터였다.
세월은 세상 만물에게 공평했다. 그러기에 산천도 변하고 사람도 나이가 먹는다. 내게 얻어맞고 함께 자란 생질아이들이 어느새 예순을 훌쩍 넘겨버렸다. 큰생질이 예순 둘이고 둘째가 올해 환갑이다.
"처나암!" 그 희한한 북선말로 나를 부르던 큰매형이 돌아가신지도 20년이 넘었다.
나보다 나이 열 여섯이 더 드신 큰누님이 올해 여든 여섯이다. 3월 중순엔가 병원에 입원한 큰누님을 문병하려 상주에 들렸었다.
오늘밤엔 전화 한 번 넣어봐야겠다. 잘계시는지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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