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커피 한 잔의 의미3/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5. 20. 11:34

 

어제는 당직을 섰다.

오월 하순이라 밤이 많이 짧아졌다. 가뜩이나 짧아진 밤에 술먹고 쌈하던 사람들 때문에 잠을 설쳤다.

퇴근해서 씻고 빵으로 아침때우고 블로그에 글 두편 올려놓고 자리에 누웠다. 얼마를 잤을까! 시계를 보았더니 열시 사십분이었다. 시간 반쯤 잔 것 같았다.

주방에 가서 커피 한 잔를 타가지고 와 훌훌 마신다. 커피는 제대로만 끓이면 참으로 맛난 식품이다. 한 모금 입에 넣으면 그윽하게 감도는 커피 특유의 구수한 맛! 나는 그 맛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요즘의 인스턴트 커피는 그런 맛이 별로다. 기호에 상관없이 섞은 프림과 설탕이 입에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커피는 김이 모락모락 나게 따끈하게, 프림과 설탕을 기호대로 섞어 타서 먹어야 제격이다.

'꿩대신 닭' 이라고 일회용 커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상념에 뻐져본다. 집사람은 아침 일찍 안동병원에 갔다.

'에그, 안 아프고 살다가 인생의 종창역에 가면 얼마나 좋겠누!'

하기야 그것은 꿈같은 희망사항인 것을. 아뿔사! 조금 남은 커피가 그만 다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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