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평소 알고 지내던 어느 집배공무원이 내게 이런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선배님! 동생이 살고 있는 서울의 '청솔아파트'승강기벽에는 늘 아름다운 글이 붙어있었습니다. 선배님께서도 그렇게 한 번 해보시지요. 오가는 이웃들 길동무 되게 말입니다."
그 자리에선 빙그레 웃고 말았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며칠 뒤, 글 몇 줄을 써서 올렸습니다. 반응은 이외로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그 일을 초소를 옮긴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금과옥조 같은 시대의 큰 어른들 말씀을, 이웃들이 살아가는 정겨운 얘기를, 아름다운 시를, 말고 밝게 커가는 아이들 모습을, 글의 소재로 다루곤 했습니다. 오랫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을 땐 기다리는 독자도 있는 듯 했습니다.
독자인 수빈이 엄마가 바람 심하게 불던 10월 어느 날, 손수 뜨게질 했다며 황금빛 목도리를 전해주고 갔습니다. 김천대 간호과에 다니는 승하가 예쁜 편지를 써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일까 지난 10월은 무척 향복한 달이었습니다.
팍팍하기만 한 세상살이에 메말라 가는 우리네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단비같은 이웃들의 아름다운 얘기를 글로 올리는 것이 그렇게 잘못하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유독 이 라안에서만 언제부터 누군가에 의해 올려지기 바쁘게 글이 찢어지곤 합니다.
물론 글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문단에 이름 석자가 올라간 글쟁이의 글입니다. 그렇게 폄하하지 말아주십시오. 덧붙여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인간관계의 파탄은 그 원인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아 보십시오. 특히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은 그렇게 하셔야 허울 좋은 신앙인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만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 이웃님들, 겨울나기 잘하십시오.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4.11.
문경아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