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퇴근길은 즐겁다.
톼근길에 들어서면 노래가 나온다. 혼자 하면 일등 셋이 부르면 삼등밖에 못하는 형편없는 실력인데도 퇴근길에 나섰다하면 입에서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 온종일 보지 못한 집이 보고프고 집사람과 애물단지 딸내미가 그립다.
사랑이 빗물되어 말없이 흘러내릴 때
사나이는 울었다네 빗물도 울었다네
세월가면 잊어질까 세월아 말을 해다오
못잊어 못 잊어서 가슴만 태우는 바보같은 사나이
자전거는 어느새 남산초등학교 뒷길을 달려간다.
집에 반쯤은 온 셈이다.
내 마음을 아는 양 길가에 서있는 가로등이 빙그레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