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고향마을 새터에는 윗샘과 아랫샘이 있었습니다. 윗샘은 아랫샘에서 150미터쯤 윗쪽에 있었습니다.
아랫샘 고샅길 모퉁이에는 오두막이 한채 있었습니다. 오두막엔 먼 일가 아저씨인 호경아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호경아제네 가족은 우동할메와 아지메, 내 또래인 영순이었습니다.
영순이는 키가 작았습니다. 호경아제는 키가 훤칠하게 컸고 잘생겼습니다.영순이 엄마는 키는 좀 작았지만 아주 예뻤습니다. 영순이는 키가 작은 엄마를 닮은 듯 했습니다. 키는 좀 작았지만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아주 예뻣습니다.
영순이는 나와 짝꿍이었습니다. 학교를 오갈때엔 우린 손을 잡고 다녔습니다. 짝꿍인 영순이는 초등학교1학년도 다 못마치고 아주 먼 곳으로 전학을 가버렸습니다.
61년이 지나버린 이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까마득한 옛친구가 오늘따라 생각이 나는 것은 나이탓인가 봅니다.
세월따라 먹어버린 나이탓인가 봅니다. 영순이를 생각하니 얼굴에 연분홍빛 미소가 지워집니다. '혹시 영순이도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실없는 생각을 하며 빙그레 웃음지우며 얼굴을 덮고 있는 굵은 주름살을 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