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쉴새없이 뛰어다녀야 생동감 넘치는 기사를 쓸 수있다. 마찬가지로 글쟁이도 방바닥에 등붙이고 누워있으면 그가 아무리 천재문인이라 해도 독자의 가슴에 와닿는 글을 쓰지는 못한다.
스토리텔링 '구역전 거리'를 집필하려고 취재길에 나섰다. 주섬주섬 옷을입는 내게 집사람이 묻는다. "어데가요?" "시내 볼일보러." "그라만 시장에 들려 칼국시 쪼멘치 사가지고 오구랴." "그라지 뭐."
집사람은 내가 궁둥이를 들썩이기만 하면 꼭 이렇게 심부름을 시킨다.
가는길에 구성공원에 들렸다. 일부러 맘먹고 공원근방으로 돌아갔다. 구성공원은 시민들의 아늑한 쉼터다.구성공원은 아주 야트막한 산이다.
젊은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오르고, 친구와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며 오르기도하고, 나이던 노인들이 손주들 손을 이끌고 찾아오는 곳이 구성공원이다.
그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싱그러운 푸른 숲을 듬뿍 떠서 가슴에 퍼담으며 내일을 설계하고, 우정을 다지고, 손주들의 재롱에 굵은 주름살을 지운다.
구성공원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말라버린 고목 등걸에 새움이 돋아나고 이름모를 새들은 목청도 곱게 재잘거리며 봄의 찬가를 불러댄다.
놓칠세라 폰의 샤트를 누르며 아름답기만한 봄날의 수채화를 부지런히 폰에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