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풀뿌리 인생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3. 15. 11:59

어제는 당직을 했다.

우리 아파트의 경비원은 아침7시에 출근을 해서 밤10시에 퇴근한다.

엿새만에 돌아오는 당직을 서고 아침, 퇴근길에 나서면 이따금 경비원인 듯한 사촌을 만날때가 있다. 그를 땐, 꼭 눈인사라도 건넨다. 알건 모르건 꼭 그렇게 인사를 건넨다.

아침에 가방메고 자전거타고 오가는 늙수그레한 남정네는 십중팔구 경비원이다. 또 똑, 똑, 똑 구두소리 내며 조그마한 손가방 들고 걸어가는 여인네는 숙박업소 종업원이거나 가게문 닫고 나오는 술집여인이다.

경비원인 나도 그 무리중에 끼인 한 사람의 풀뿌리인생이다.풀뿌리인생을 민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풀뿌리는 생명력이 끈질기다. 극심한 가뭄도, 한겨울 혹한 추위도, 잘 견디어 내는 것이 풀뿌리이다.

민초들의 삶은 눈물겹지만 씩씩하다. 길가의 노란 민들레처럼 곱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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