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월초나흘 할머니 기일이었다.
밤열시에 퇴근을 하였더니 딸아이와 집사람이 제사 준비를 다해놓았다.
씻고 옷갈아 입고 제상 앞에 엎드려 향을 피웠다. 두번 절하고 막걸리 두 잔을 올렸다.
옛날 고향에 있을 땐 제관이 많았다. 그랬는데 직장따라 영주로 나오고 두 분 양친과 숙부님이 돌아가시고 아이들과 사촌들이 살길찾아 뿔뿔이 흩어지니 요즘은 제관이 없다.
나혼자 제상 앞에 앉았다. 외로웠다.
제사밥 얻어잡수시고 귀천하시는 할머니를 배웅하러 대문 밖에 나가섰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파란 별 하나가 유난히 크다. 기일, 밤이면 쳐다보는 밤하늘엔 그 커다란 파란 별은 늘 있는 자리에 그렇게 떠있었다. 물론 계절따라 자리를 조금씩 움직여 가면서 밤하늘에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