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는 올해 스물이다. 처음 만났을 때, 송화는 초등학교3학년이었다.
그랬는데 언제 저렇게 커서 팔등신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처음 만났을 때 송화는 내 뒤를 졸랑졸랑 따라 다녔다.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송화도 숱한 질문을 해왔다. "아저씨! 아저씨 꿈은 경비하는 거였어요?" "그래, 아저씨 꿈은 경비하는 거였다. 그런데 니 꿈은 뭐고?" "저는요, 법관도 되고 싶고 또 수학자도 하고 싶어요!" "그래, 너는 꿈이 많아 참 좋겠구나."
그런 송화가 스무살, 올해 새내기 여대학생이 된다.
고장도 없는 세월은 열살짜리 꼬맹이를 훤칠한 예비대학생으로, 갓 예순을 넘긴 초보 노인네를 고희에 들어선 고령자로 만들어 버렸다.
낭만과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 송화가 그런 캠퍼스에서 끼와 재능을 맘껏 펼쳐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가슴에 품고 있는 아름다운 꿈이 곱게곱게 자라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