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건달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 27. 16:24

 

나는 건달이다. 팔자 늘어진 백수건달은 아니고 반건달이다.

백수는 그야말로 하는 일 없이 빈둥대면서도 조선팔도를 내집처럼 쏘다닌다. 타고난 팔자이기 때문이다. 백수는 잡에서도 내어 놓은 사람이지만 반건달은 그 정도는 아니다. 직업도 있고 가족을 건사할 줄을 알기 때문이다.

반건달은 돈 몇푼 벌어다가 집사람에게 건네주고 동가식 서가숙 안 하는 게 백수와 다른 점이다. 집안일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백수와 닮은 점이다.

안사람들이 고생하기는 백수와 반건달 모두 매일반이다. 나이가 들면서 집사람이 고생한다는 것을, 고맙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나 같은 반건달도 철들 때가 있나보다.

오늘밤엔 집사람이 홈프러서에 가야한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자전거 타고 따라 나설 일이다. 그래야지 고기반찬은 아니드라도 하루 세끼 밥이라도 제대로 얻어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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