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예절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 15. 09:44

 

영주에 내려가려고 잠실나루역에서 지하철2호선를 탔습니다. 늘 그러하듯이 그날도 2호선은 발 디딜 틈도 없으리 만큼 승객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서있는 나를 보던 젊은 아가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그리고는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하며 자리를 권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승하나 은희 보다는 나이, 두세 살쯤 더 들어보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처럼 예뻤습니다. "고마워요! 다음역에서 내립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 아가씨의 양보를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그 아가씨의 배려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은 나이든 노인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가 잘 없기 때문입니다.

공사장의 현장소장이나 관리인들이 나이든 청소원을 부를 때, "이씨! 박씨!" 하지 말고 "이씨 어른요. 박씨 어른요."하고 불러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아파트관리소장이 자기보다 한참 나이 더 많은 경비원을 호칭할때, '김 주사님! 박 주사님!' 이라고 부른다면'좀 더 포근한 직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것은 나이든 어른에 대한 배려이고 아름다운 예절이기 때문입니다.

저 정엄한 소백산 영봉이 흰 눈으로 한껏 덮였으면 좋겠습니다.그래야 봄가뭄이 오지 않으니까요. 하늘이 참 맑습니다.오늘도 좋은 인연 엮어지는 그런 날이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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