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아파트에 일하러 왔을 때 그렇게 개구장이였던 기범이가 고3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아파트 마당에서 기범이를 만나면 허리 숙여 인사를 합니다. 기범이는 참 듬직합니다. 저만큼 멀어져가는 기범이를 바라보며 중얼댑니다.'세월 참 많이 갔구만!'
윗 동네 송화도 여고졸업반입니다. 송화는 기범이 보다 일년 늦게 만났습니다.
내 뒤를 졸랑졸랑 따라 다니면서 송화가 종알댔습니다. "아저씨! 아저씨는 꿈이 경비하는 거였어요?" "그래, 아저씨는 경비가 꿈이었단다. 그런데 니 꿈은 뭐니?" "나는요. 수학자도 되고 싶고 판사도 하고 싶어요!" "너는 꿈이 많아서 좋겠구나."
그때 송화는 초등학교3학년이었습니다.
내면만 조금 더 성숙해지면 송화는 미스 코리아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송화는 여든이 넘어신 할아버지랑 단 둘이서 살아갑니다.
아이들이 여름소나기에 오이 커듯 몰라보리 만큼 물씬 자랐습니다. 대견스럽게 잘 자랐습니다.저 높은 곳에 계시는 푸른 하늘님께 허리 숙여 절이라도 드려야 될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 잘 자라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