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경지/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18. 23:27

땅이 묵는다

멧골 다랑눈이 묵고

산골짝

비탈밭이 묵는다

 

임자 없는 무덤가

등 굽은 소나무가지엔

눈먼 부엉이가 청승맞게 울어댄다

 

자그만 서너 평의 땅

우리들 마음속에 터잡고 살아가던

그 아름다웠던 땅이

나무도, 풀도, 땅강아지도, 지렁이도,

살아가지 못하는 휴경지가 되었다

 

너와 나의 가슴에서

사랑이

떠나고부터.

             (201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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