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 낮은 나라
백성은 유죄
술 취한 듯 판결봉 삐딱하게 쥐고
땅 땅 땅
두드려 대는 판사는 무죄
전후좌우
아래 위
살펴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흘러가는
강물은 유죄
유월, 뙤약볕 아래
길섶에 피어난
계절 잃은
한 송이, 자줏빛 코스모스도 유죄
미필적 고의
저질러 놓고
까르르 웃는
햇살과 바람과 구름은
판사가 재판하나마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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