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22. 13:37

국격 낮은 나라

백성은 유죄

술 취한 듯 판결봉 삐딱하게 쥐고

땅 땅 땅

두드려 대는 판사는 무죄

 

전후좌우

아래 위

살펴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흘러가는

강물은 유죄

 

유월, 뙤약볕 아래

길섶에 피어난

계절 잃은

한 송이, 자줏빛 코스모스도 유죄

 

미필적 고의

저질러 놓고

까르르 웃는

햇살과 바람과 구름은

판사가 재판하나마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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