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초가을 하늘아래
이상한 쌍엽기 두 대가
에어쇼를 벌이고 있다
다섯 살배기 우리 집 막내손녀딸
새끼손가락만큼 예쁜 동체에
두 쌍의 날개를 단 빨간 경비행기와
큰 손녀딸 가운데 손가락처럼 날씬한
암갈색 기체(機體)에
검정색 망사날개를 얹은 경비행기가
한데 어우러져 연출하는 현란한 공중묘기다
수직상승
곤두박질
180도 급회전
빙글빙글 뒤집기
눈알이 팽글팽글 돌아간다
자세히 뜯어보니
세상에서
제일 작은 경비행기 두 대가
목하, 연애중이다
동방예의지국 하늘에서
바람도 부끄러워 하는
하얀 한낮에.
(2015.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