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건강검진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2. 14. 14:02

 

오늘 더디어 그 넘기 힘던 대관령을 넘었다.

어느 해를 막론하고 건강검진은 나에게는 넘기힘던 대관령이었다.

어떤 동료직원은 해마다 오월이면 건강검진을 받는다.

남 먼저 받아놓고 그는 늘 이렇게 말을 하곤 했다. "깨끗하다네!"

그러는 그가 언근히 미워질 때도 있었다.

'남의 심중도 좀 헤아려 주면 안되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가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나는 해마다 소장의 채근을 받고나사야 건강검진을 받았다.

올해에는 경리가 채근을 했다. "김 주사님! 아직 건강검진 안 받으셨네요." 그러면서 빨리 받으라고 했다.

내가 그처럼 건강검진에 늑장을 부리는 것은 건강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무슨 병이라도 튀어나올까봐 겁이났기 때문이었다.

12월14일, 오늘에서야 건강검진을 받았다. 대관령을 넘었다. 개운했다. 속이 시원했다.

내년부터는 날좋은 8, 9월에 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헛다짐은 되지 말아야 할텐데.' 그러면서 빙그레 웃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신 장군  (0) 2015.12.16
감사합니다  (0) 2015.12.15
동지  (0) 2015.12.12
영강상류  (0) 2015.12.12
경상도 사나이  (0) 201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