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무섬마을 찾아나서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20. 4. 19. 19:01

 길나서면 고마운 게 길라잡이 이정표다.

 영주소방서가 보인다.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시에 목숨을 담보로 걸어놓고 불을 껀다.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로 인해 세상은 바뀌어진다.

 휘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파란 움이 돋아났다.

 길위에 놓인 다리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영주시내 서쪽에서 내려오는 서천이 벌써 이곳에 다달았다.

 

 물이 맑다.냇물을 굽이굽이 내려오면서 자연정화된다.

 휘늘어진 버드나무가 꽤 운치롭다. 산에서 살이 오동통하게 찐 고라니가 내려오더니 껑충껑충 뛰어서 냇가 숲속으로 사라진다. 


 시내에선 이미 지고 없는 벚꽃이 저 산엔 만개했다.

 저 다리를 건너면 문수면 월호리다.

 다리 한번 멋들어지다.

 하얀 조핍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저 조팝꽃을 우리 집사람은 싸리꽃이라고 우겨댄다.

 이리 가면 승문이요 저리 가면 월호리다.

 무섬마을이 4.7km란다. 십여 리 조금 더 남았다.

 삼천리 강산에 농부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린다.

 무섬마을이 1.8km라, 오 리 조금 안된다.

 

 거의 다 왔다.

 


어제 오후 네시쯤에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하루종일 방안에 엎드려있지 말고

어디 바람이라도 쐬고 오라고 집사람이 등을 떠밀어내서였다.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맘 단디 먹고 용감 하게 길을 나섰다.

길나서면 산도 보고 흘러가는 구름도 냇물도,

또 소도 보고 스님도 만난다고 했다.

오늘은 무섬마을을 다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