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젠 마늘을 깠다. 집사람과 마주보고 두런두런 얘기나누며
방바닥에 죽치고 앉아 마늘을 깠다.
어제는 온종일 조그만 플라스틱 절구에다 마늘을 찧었다.
오전에 한 절구, 오후에 두 절구 세 절구를 찧었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난 그렇게 김장을 하기위한 강제노역에 동원되곤 했다.
품삯도 한품없는 강제노역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보국대)에 끌려간 조선인노동자에게도 얼만큼의 품삯은 지불했다고 한다.
나는 그 얘기를 중학교 다닐 적, 아버지에게 들었다.
어제 저녁은 집사람이 넙적한 돈가스를 두쪽 구워줬다.
품삯 안 주고 서방님 부려먹은 게 안쓰러워서 돈가스 두쪽을 구워졌을 것이다.
오늘 저녁은 꽃동산 붕어빵포차에서 사온 붕어빵으로 때웠다.
50여 년전엔 백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국화빵이 있었다.
집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나누며 우리내외는 그 옛날의 까까머리 단발머리 소년 소녀로 돌아갔다.
책보따리 엇비듬히 어깨에 둘러메고 학교다닐 때, 근심걱정 없던 그 시절이 꿈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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