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염원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2. 4. 10:23

 

방안에 들어서니 집사람은 자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언제부터였는지 집사람은 밤에 잠을 잘자지 못했다.

잠을 설치게 하는 주범은 자식들이었다. 결혼 안한다고 독신선언을 한 나이 찰만큼 차서 철철 넘쳐버린 애물단지 딸아이가 주범이었다. 평택미군부대에서 밥벌어 먹는 장가못간

막내 아들도 주범이었다. 직장 뛰쳐나와서 사업한다고 설치다가 빗만 덩거렇게 진 큰아들도 빠질 수 없는 또 한놈의 주범이었다.

집사람이 깨지않게 나지막하게 속삭인다. 조그마한 오디오위에 오도카니 서있는 사진속의 손녀딸에게 , '신우야! 할아버지 돈벌고 왔다.' 그렇게 속삭인다. 언제부턴가 사진속의 손녀딸과 그렇게 대화하는 것이 그만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자식들은 미워도 조것은 참 귀엽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귀엽고 사랑스럽다. 네살이었던 저 녀석이 내년이면 초등학교3학년이다.

어젯밤 당작설 때는 그렇게 바람불고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더니, 사람 고생 꽤나 시키더니,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하늘은 쾌청하고 바람한점 없다.

쨍하고 해뜰날 오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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