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정오쯤에 단산에 살고 있는 정오순 시인 댁에서 번개팅 모임이 있다고 카톡에떴습니다. 김희영씨가 함께 참석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이 정 시인댁에 김장하는 날인가 봅니다. 흔히 김장은 이웃끼리 손을 모아 하곤 하지요. 정 시인 댁에도 이웃들이 모여서 일을 거들고 있었습니다.
삶은 돈육에 배추부침에 생굴넣고 둘둘 말은 김치에 점심상이 푸짐했습니다. 밥 한 그릇을 뚝딱 먹어치운 뒤 감이랑 토마토 같은 과일 몇 쪽을 후식으로 곁드렸습나다. 그기에다 커피 한 잔 까지 마셨으니 정말로 화려한 오찬이었습니다.
술꾼들이 모이면 술잔 앞에 놓고 술마시는 이야기 나누 듯 글쟁이들이 모이면 늘 나누는 얘기가 글쓰는 얘깁니다. 아무리 하여도 끝이 없는 그 창작의 얘기들!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이제 그만 일어서자고.'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얘기는 그렇게 끝이 나 버렸고 희영씨는 남아서 일 좀 더 도와 준다며 머물러 있었고 남정네들은 너나 없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늘은 희뿌였지만 마음은 유쾌했던 한낮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