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동네한바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8. 23. 14:54

 

 

 

 

 

 

 

 

 

 

오늘 아침에도 여뉘날처럼 동네한바퀴를 빙돌았습니다.

서천둑길 제방 잡풀 속에 섞여있는 새하얀 정구지꽃이 참 고왔습니다.

할매묵공장 앞길따라 줄지어 피어난 꽃 메밀꽃도 곱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무렵' 에서 작가는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을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다'라고 묘사했습니다.

붉디 붉은 메밀대궁도 퍽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구역통로와 분수대를 거쳐 돌아오는 길에 시니어카페 소담자리에서 커피한잔하며 쉬었다왔습니다.

 

희뿌연 구름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남쪽에서 북쪽으로 날아갑니다.

저렇게 느려빠지게 가다가는 해떨어질때까지 가도 죽령고개를 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바람이 등을 밀어주지 않아서 그런가 보네요.

구름님, 어찌 그리 답답하답니까.

바람에게 막걸리 두어 됫박 받아주면 힘안들이고 쉽게 가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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