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셋방살이.2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1. 20. 10:30

 

주인집에는 우리 집 공주님인 선아와 동갑내기인 사내아이가 있었다. 그 녀석 이름이 명우였다.

두 아이들 모두가 한창 밀썽부릴 네살배기였다. 명우는 좀 짖궂었다. 툭하면 선아를 쿡 쥐어박거나 아니면, "기지바야!" 하고 놀려되었다. 하는 짓이 꼭 암탘 못살게 한는 장닭 같았다. 한 성질하는 우리 집 공주님이 마냥 당하고 있을 리 만무했다. "새새끼야!" 하며 달려들곤 했다. 덤벼봤자 힘이 센 사내아이를 당할 수 없으니 우리 공주님이 늘 두드려 맞았다. 그런되도 그 녀석은 성이 풀리지 않아 늘 씨근거렸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그럴 때마다 자기 아들을 두둔하곤 했다.

"아이구, 땀흘리며 니 왜 이러노! 이러면 더위 먹는데이."

아무리 아이들 싸움이라지만, '일방적으로 싸움을 건, 때린,자기 아들을 타일러야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했었다.

돌이켜 보면 40년이 다 되어가는 까마득한 옛 얘기다. 그때의 아이들도 마흔을 훌쩍 넘었고 우리 내외도 내년, 저내년이면 일흔 줄에 접어든다. 그렇게 빠른 것이 세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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