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폰이 울렸다. 발신지를 확인해 보니 경남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였다 .받지 않으려다가 '이른 아침부터 왠 전화?' 그렇게 궁시렁대며 결국 전화를 받고 말았다.
"0241맞지요? 여기 다 찍혔어요!" 황당했다. "아침부터 그 무슨 뜬금 없는 말입니까?" "여기 다 찍혔다니까요. 맞나 안 맞나 그것만 말하라니까요." 내번호는 끝자리가 0242다. "여보슈! 전화 대고말고 걸지 마슈." "어뭐, 별꼴이야 됐어요.끊어요." 그렇게 통화는 일방적으로 끝이 났다. '빌어먹을, 한바탕해봐!' 마음 다잡아 먹고 한 번 붙어보려다가 참았다. '그런 교양머리 없는 여자랑 아침부터 쌈해봐야 나만 손해지' 그렇게 마음 다스리고 뒤로 물러앉았다.
그래,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느니. 그러니 오늘 같은 날은 두문불출 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어야 겠다. 사노라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며 집안에 숨죽이고 틀어박혀있어야겠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도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