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11월26일, 재계약에 탈락되었다는 통보를 소장으로부터 받은지가 엊그제같은데 퇴직일이 하루앞으로 훌쩍 다가왔다.
내게 죄가 있었다면 나이 순도 아니었고 단지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며 동회장에게 맞선 죄밖에 없었다.
13년 7개월동안 무지개 아파트에서 일했다. 물론 먹고살기 위해서 일했다지만 그것도 공이라면 공이었다. 일반직장이었다면 공로패라도 줄 것이었다.
하긴 아파트의 제왕이라는 하늘같은 동회장에게 맞섰으니 그네들 입장에서 보면 날 쫓아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옛날 중국의 전국시대 때, 그 유명한 제나라 전략가 손무는 그의 저서 '손자병법'에서 장수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다음 다섯가지를 열거했다.
그 첫째가 지(智)였다. 두번째가 신(信)었고 세번째가 인(仁)이었다. 네번째가 용(勇)이었고 마지막으로 열거한 것이 엄(嚴)이었다.
가까이 하면 안될 것으로는 만용과 조금함 우유부단과 비급함을 손꼽았다.
퇴직을 하루 앞두고 이렇게 고사를 인용한 것은 동호장은 아파트의 장수이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13년 7개월동안 우리 내외를 먹여살렸던 일터와 작별을 하여야한다.
정들었던 주민들과도 석별의 인사를 나누어야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인생사에 늘 따라붙어다니니 그대도 나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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