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문경아제 김동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1. 14. 22:42

 

 

소년이 태어나던 날밤

소년의 집 초가지붕위엔

하얀 박꽃이 피었습니다

 

청년으로 자라난 소년이

장가가던 날밤

소년의 집 마루에는

곱디고운 청사초롱이 걸렸습니다

 

꽃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할아버지 가슴에

그 옛날 소년이 태어나던 날 밤처럼

하얀 박꽃이 피었습니다

 

예쁜 두 손녀딸이

예쁜 두 손녀딸이

할아버지 가슴에

할아버지 가슴에

새하얀 박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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